[청년, 대통령에게 바란다⑨] 매일 매일이 버티는 삶...”청년 임대주택 확대해 주세요”

입력 2017-05-29 09:50   수정 2017-05-31 16:10






[캠퍼스 잡앤조이=이진호 기자 / 정영희 대학생기자] 2015년 시행된 유기홍 전 의원과 대학교육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서울 지역 대학생 중 39.4%가 월세자취를 하고 있다. 그중 많은 수는 월 66만 원 이상을 월세로 지출하며 말 그대로 ‘살기 위한’ 아르바이트에 시간을 쏟는다. 

비단 월세뿐 아니라 식비나 가계운영비처럼 여러 군데에서 돈이 빠져나가지만, 대학생이 될 때까지 공부를 시켜준 부모에게 더 손 벌리기 싫은 마음으로 악착같이 하루를 버티는 그들. 대한민국에서 자취하는 대학생으로 사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이문동에 사는 안예송(숙명여대 3, 사진) 씨를 만났다.

어디에 살고 있나.

이문동에 산다. 경희대와 서울시립대 근처다. 서울시립대에 재학 중인 친오빠와 함께 지내고 있다.

자취는 어떻게 하게 됐나.

고향이 세종특별자치시다. 아무래도 지방이다 보니 대학 입학 직후에는 기숙사에 살았다. 학교 기숙사가 원거리 거주자를 먼저 배정해주는 시스템이 있어 당시에는 주거 문제가 크지 않았다. 그런데 기숙사가 좁아 일 년 후에는 새로운 신입생을 위해 방을 빼야 할 상황이 됐다. 마침 오빠는 입학 직후부터 자취하고 있어서, 아예 투룸을 계약해 둘이 같이 살며 월세를 절약하는 것이 부모님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명분의 기숙사비보다 월세가 싸더라. 그렇게 자취를 시작한 지 이제 2년이 다 되어간다.

학교가 용산구에 있다. 통학시간을 줄이기 위해 자취하는 타 학생들과 달리 자취를 하지만 여전히 통학해야 하는데, 불편하지 않나?

확실히 불편하다. 같은 자취하는 대학생 신분임에도 학교 앞에 사는 친구들을 보면 부럽다. 서울의 중심인 용산구라 그런지 방값이 비싸더라. 오빠와 둘이 살 곳을 정할 때 최대한 돈을 아낄 수 있는 방향을 선택하기로 해서, 좀 불편해도 통학하는 것이 돈은 덜 들기에 위안으로 삼고 있다.



통학의 불편함을 제외한 어려움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우선 집안일을 스스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본가에서 부모님과 살 때는 몰랐는데, 집안일에도 종류가 많고 그 나름의 순서도 있다. 공부나 과제에 치여 쉬고 싶어도 쌓인 집안일 때문에 당장 피로를 풀지 못한 적이 많다. 그보다 서러운 것은 아플 때다. 감기에 걸려 한 발짝을 움직이지 못해도 챙겨주는 사람이 없어 혼자 끙끙대며 병원에 가야 하거나 밥을 해먹어야 할 때, 그 누구의 걱정도 받지 못할 때가 힘들다. 

월세나 생활비는 어떻게 충당하고 있나?

부모님께서 보내주시는 돈도 있지만 모든 부분에서 그러기엔 죄송해서 아르바이트한다. 오빠는 식당이나 카페에서 지속해서 일하며 돈을 벌고, 나의 경우 방학 때마다 고향으로 내려가 한국개발연구원에서 대학생 아르바이트생으로 사무보조 등을 했다. 그렇게 모은 돈은 생활비에 주로 보탠다.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중 청년 임대주택의 확대 부분이 있더라. 현재도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대학생 전세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지만, 지원범위도 좁고 필요서류도 많은 편이라 많은 대학생이 그 혜택을 누리기 힘들다. 당장 살 곳이 없거나 살 곳을 찾았어도 월세가 너무 높아 입주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청년들이 대부분이다. 자신의 목표나 꿈을 위해 어떻게든 학업에 집중하고자 하지만 현실에 부딪힌다. 

매일 피곤한 몸을 이끌고 아르바이트를 하러 갔다가 집으로 돌아와 밀린 집안일을 끝내고 과제를 하려고 노트북을 켠다. 날마다 산다기보다 ‘버틴다’고 말하는 것이 더 맞을 것도 같은 대학생 자취생에게 빛이 될 만한 청년 주택 문제의 해결책이 있었으면 한다. 대학생에만 국한되는 논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가 어딘가에 취직해 사회 초년생이 되어도 정부 측면에서 풀려는 노력이 없다면 문제는 그대로일 것이다. 지금 현재가 아니어도 차근차근 바뀌어 나가기를 바란다.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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